<p></p><br /><br />'청년 몰'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? <br> <br>전통 시장도 살리고, 청년 실업도 해소하겠다며 전국 곳곳에 들어선 '청년들의 점포'인데요. <br> <br>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커녕, '빛좋은 개살구'로 전락했습니다. <br> <br>김유림 기자의 '더깊은 뉴스'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오늘도 분주한 전통 시장. <br> <br>그런데, 알록달록한 벽화가 그려진 한쪽 점포들이 모두 비어 있습니다. <br> <br>[김유림 기자] <br>"마산 부림 시장 한편에 있는 청년몰입니다. <br> <br>보시다시피 간판도 떼어져 있고, 곳곳에 곰팡이가 피는 등 관리 안 된 모습이 역력한데요. <br> <br>이곳에 문을 열었던 청년 점포 12개 모두 1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았습니다." <br> <br>빈 점포들을 수리해 이른바 '청춘바보 몰'이 문을 연 건 지난 2016년 4월. <br> <br>전통 시장도 살리고 청년 실업도 해결하자며 추진된 야심찬 프로젝트에 마흔이 안된 지원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. <br> <br>중앙 정부와 창원시가 예산 3억 원을 투입했습니다. <br> <br>하지만, 청년 몰은 시작부터 '부실 투성이'였습니다. <br> <br>[김지훈 / 전 청춘바보몰 입주자] <br>"정수기가 설치됐는데 손님이 물을 뜨려고 컵을 대면 바퀴 벌레가 떨어지고 환기가 안 되다 보니까 '애기 데리고 두 번은 못 오겠다'는 말도 들렸고." <br> <br>[전 청춘바보몰 입주자] <br>"예산 투입해서 뭐 합니까. 예산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 것 같은데." <br> <br>입주한 쳥년 상인들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다 결국 하나둘 몰을 떠났습니다. <br> <br>[김종철 / 마산통합상인연합회] <br>"생각보다 안 팔리더라고요. '메뉴 바꿔라, 메뉴 한 두 가지 더 첨부를 해라' 그러는데 하지를 않는 거라." <br> <br>창원시는 최근 청춘바보 몰이 있던 자리에 예산 3억원을 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. <br> <br>이번엔, '다문화 식당 골목'을 만들겠다는 겁니다. <br> <br>[창원시청 관계자]<br>"현재는 다문화 센터 쪽으로 해보자. <br> <br>(또 다문화 식당에 3억 원을 투자한다면 너무 반복적인 것 아닌가요?) <br>또 반복된다면 그런 지적이 나오겠죠. 그대로 두기보다는 벌써 투자된 부분도 있고 하니까." <br><br>유동 인구가 많은 대도시의 경우는 상황이 나을까. <br> <br>이화여대 뒷편에 자리잡은 작은 골목. <br><br>이 곳에도 2년 전 청년 영업 점포 22곳이 들어섰습니다. <br> <br>중앙 정부와 서대문구가 예산 15억 원을 나눠서 부담했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현재 절반이 넘는 12곳이 문을 닫았습니다. <br> <br>처음엔 개점 홍보 효과 등으로 매출이 오르기도 했지만, 정부 지원이 끊기자, 대부분 운영자들은 70만 원의 월 임대료조차 내기 힘들었습니다. <br> <br>[주변 상인] <br>"경쟁력이나 자생력이 굉장히 약합니다. (세금) 15억 원 썼거든요. 흔적이 없잖아." <br> <br>오히려 청년 몰 덕분에 유동 인구가 늘었다며 인근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더 올렸습니다. <br> <br>기존 상인들은 허리가 더 휘게됐다고 불평합니다. <br> <br>[주변 상인] <br>"건물주들이 상권이 다 차니까 기존에 있던 상점들도 세 올려받고. '니네 올렸으니까 니네도 올리자.'" <br> <br>지난 2016년 이후 청년 몰 사업에 투입된 세금은 270억 원. <br> <br>하지만 전통 시장에 설치된 청년 점포 396개 중 129개는 2년도 안 돼 휴업하거나 폐업했습니다. <br> <br>[ 송영화 /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] <br>'청년몰 사업이라는 것이 과연 혁신적인가'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. 전통시장이라는 환경 자체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 정책 자체가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거죠. <br> <br>그런데도 정부는 올해 142억 원의 청년 몰 예산을 더 책정했습니다. <br> <br>또 추경 예산 52억 원을 들여 군산 등 고용 위기 지역에 복합 청년몰 3곳을 추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. <br> <br>그러나, 적잖은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도 사업 성공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. <br> <br>[창원시청 관계자] <br>"방식을 바꿔야돼요.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. 하려면 빈 점포를 하지 않고 전체를 리모델링 하든지 해서 시에서 매입을 해서 하든지 해야지." <br> <br>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출범한 청년 몰 사업이 또 좌초하지 않으려면, 실질적인 수술이 필요해 보입니다. <br> <br>채널 A 뉴스 김유림입니다.
